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잇몸약은 병을 낫게 하는 약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잠깐 아픈 걸 덜어주는 진통제 같은 역할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잇몸에서 피가 나고 붓는 이유는 이 사이사이에 낀 세균과 찌꺼기(치석) 때문인데, 잇몸약은 이 세균과 찌꺼기를 없애주지 못합니다.
그래서 약을 먹는 동안에는 좀 나아진 것 같다가도, 약을 끊으면 며칠 안에 다시 붓고 피가 나는 걸 반복해서 겪으시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마치 감기몸살에 해열제만 먹고 정작 감기는 낫지 않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시면 이해가 쉬우실 겁니다.
저희 병원에 오시는 어르신, 중년분들 중에도 이런 경우가 정말 흔합니다. 처음에는 그냥 칫솔질할 때 살짝 피가 나는 정도였는데, "약 먹으면 괜찮아지겠지" 하시면서 1년, 심하면 2~3년을 그렇게 지내신 분들이 많으세요.
막상 병원에 오셔서 검사해보면, 잇몸 속 뼈가 이미 많이 녹아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스케일링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잇몸 속 깊숙한 곳의 염증까지 긁어내는 치료가 필요하거나, 심하면 잇몸 수술까지 해야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더 늦어지면 이가 흔들리기 시작하고, 결국 멀쩡했던 이를 뽑아야 하는 상황까지 갈 수 있습니다.
이 신호를 일찍 발견하시면 스케일링과 잇몸 치료만으로도 충분히 관리가 가능합니다. 문제는 대부분 "괜찮아지겠지" 하고 미루시다가, 통증이 심해지거나 이가 흔들리기 시작해서야 병원을 찾으신다는 점입니다. 특히 나이가 드실수록 잇몸뼈가 녹는 속도가 젊었을 때보다 빠르기 때문에, "예전에도 이 정도는 괜찮았는데"라고 생각하시면 위험할 수 있습니다.
잇몸약으로 며칠 버티기보다는, 지금 내 잇몸이 정확히 어떤 상태인지부터 확인해보시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결과적으로 치료 부담도 훨씬 줄이는 방법입니다.
잇몸 출혈이 반복되신다면 약으로 버티지 마시고, 편하실 때 내원하셔서 잇몸 상태를 정확히 점검받아 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